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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생활과 돌봄

한 손으로도 가능한 요리: 도전과 자립을 위한 주방 도구 5선

한 손으로도 가능한 요리: 도전과 자립을 위한 주방 도구 5선

 

1. 요리는 자립의 시작: 한 손 사용자에게 주방이란
한 손을 주로 사용하는 장애인에게 주방은 단순한 음식 준비 공간이 아닌, 자립과 자존감을 키우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무심코 하는 동작들—채소를 자르고, 뚜껑을 열고, 국을 옮기는 일—이 한 손 사용자에겐 도전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요리는 단순히 식사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내가 만든 음식을 먹고, 누군가에게 대접하는 경험은 삶의 주체로 설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최근에는 장애를 고려한 디자인 제품들이 늘어나며, 한 손만으로도 조리가 가능한 도구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습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씩 늘어날수록, 일상의 회복력과 자존감도 함께 커집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 사용 후기도 반영해, 한 손 사용자의 삶을 편리하게 바꾸는 실용적인 주방 도구 다섯 가지를 소개합니다.

 

2. 자르기의 자유: 고정형 도마와 칼날이 주는 안정감
한 손만으로 재료를 자르는 것은 큰 도전입니다. 이를 해결해 주는 대표적인 도구가 바로 고정형 칼날 도마스파이크 보드입니다. 예를 들어 영국 브랜드 Peta의 ‘Food Preparation Board’는 흡착판으로 싱크대에 고정되고, 스파이크로 감자나 사과를 단단히 잡아줍니다. 또 도마 위에 칼날이 수직 고정되어 있어, 재료를 위에서 눌러 자를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런 도구는 요리를 배우는 장애 아동이나 뇌성마비 환자에게 특히 유용합니다. IKEA의 ‘Upphöjd’ 보조 도마는 높낮이 조절도 가능해 손목 부담을 줄이고, 도마 위 재료가 밀리지 않도록 돌기가 있어 더욱 안전합니다. 만약 칼질이 힘들다면, 가위형 채소 커터도 좋은 대안입니다. 이러한 도구들은 사용자의 능력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다’는 경험을 늘려줍니다.

 

3. 병 따기, 양념 뿌리기도 한 손으로: 원터치 조작 도구들
뚜껑을 열고 병을 따는 일은 한 손 사용자에겐 매우 까다롭습니다. 이를 보완하는 다양한 한 손 조작 도구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OXO의 병따개는 병을 고정한 후 레버를 눌러 쉽게 열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실리콘 재질의 병 홀더나 미끄럼 방지 매트도 병이 움직이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후추나 오일을 사용할 때도 전동 디스펜서나 버튼식 스프레이형 제품이 도움이 됩니다. 손으로 세게 누를 필요 없이 살짝 터치만 해도 일정량이 분사되기 때문에 요리가 훨씬 편리해집니다. 또한 전기포트나 전자레인지도 직관적인 조작 패널이 있는 제품을 고르면 한 손 조작이 수월합니다. 예를 들어 버튼이 상단에 크고 간단한 제품, 또는 앱으로 조작 가능한 스마트 기기는 한 손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조작 성공 경험은 요리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즐거움을 더해주는 원동력이 됩니다.

 

4. 주방 구조의 재배치: 한 손으로도 가능한 동선 만들기
주방은 단순히 ‘도구’만 바꿔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조리 공간 자체의 동선도 한 손 사용자에 맞게 조정되어야 비로소 실용적인 주방이 됩니다. 먼저, 조리도구는 모두 한쪽으로 몰아서 배치하고,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벽걸이형 거치대나 자석 훅에 걸어 쉽게 꺼낼 수 있도록 합니다. 싱크대와 조리대의 높이가 맞지 않아 불편하다면, 이동식 의자나 푸시카트를 활용해 중간중간 쉴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 물기를 제거할 수 있는 드레인 랙을 싱크대 옆에 두어 설거지 후 바로 건조가 가능하게 만들면 동선이 줄어들고 안전성도 높아집니다. 전체 주방 구조를 살펴보면서 "내가 이 작업을 더 쉽게 하려면 어떻게 바꿔야 할까?"라는 질문을 계속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변화들이 쌓여, 한 손 사용자에게도 편안한 ‘나만의 주방’을 만들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