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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아동과의 하루 루틴 만들기: 아침부터 잠자리까지 1. 예측 가능한 하루가 주는 안정감: 장애 아동에게 루틴이 필요한 이유장애 아동, 특히 자폐 스펙트럼 장애나 발달 지연이 있는 아이들에게 ‘일상의 예측 가능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일반적인 환경 변화조차 큰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는 이들에게 일정한 루틴은 감정의 폭을 줄이고 안정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핵심 도구가 됩니다.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매일 반복되니 지루하지 않을까?’ 싶을 수 있지만, 아이에게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음에 무엇이 올지’를 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에 대한 통제력을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 실제로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고, 정해진 시간에 양치를 하고, 매일 같은 순서로 옷을 입는 단순한 반복이 아이에게는 불안감을 덜어주는 방패가 됩니다. 이러한 루틴은 감..
감각 민감 아동을 위한 침구류 고르기 기준 1. 감각 민감 아동이 느끼는 ‘잠자리 스트레스’의 진짜 원인감각민감 아동, 특히 자폐 스펙트럼이나 감각처리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일상 속의 촉감, 소리, 냄새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러한 특성은 ‘잠자리’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침구의 질감이 까칠하거나 냄새가 나면 잠을 거부하고, 심한 경우 수면장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잠자리를 싫어하거나 수면시간이 들쑥날쑥한 문제를 겪는데, 실제로는 침구 환경이 감각적으로 과도하게 자극적일 수 있습니다. 예민한 촉각을 가진 아이들은 이불의 솔기, 커버의 라벨, 이불 안의 주름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특히 피부에 닿는 감촉이 까끌하거나 라벨이 자극을 주는 경우 아이가 반복적으로 침구를 거부하거나 침대에서 뛰어내리려는 행동을 보이기도 합..
한 손으로도 가능한 요리: 도전과 자립을 위한 주방 도구 5선 1. 요리는 자립의 시작: 한 손 사용자에게 주방이란한 손을 주로 사용하는 장애인에게 주방은 단순한 음식 준비 공간이 아닌, 자립과 자존감을 키우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무심코 하는 동작들—채소를 자르고, 뚜껑을 열고, 국을 옮기는 일—이 한 손 사용자에겐 도전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요리는 단순히 식사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내가 만든 음식을 먹고, 누군가에게 대접하는 경험은 삶의 주체로 설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최근에는 장애를 고려한 디자인 제품들이 늘어나며, 한 손만으로도 조리가 가능한 도구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습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씩 늘어날수록, 일상의 회복력과 자존감도 함께 커집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 사용 후기도 반영해, 한 손 사용자의 삶을 편리하게 바꾸는..
장애 아동을 위한 계절별 옷 고르기 팁 1. 옷은 겉모습이 아닌, 감각과 움직임을 위한 보호막입니다장애 아동에게 옷은 단지 외모를 꾸미는 도구가 아닙니다. 감각을 보호하고 움직임을 돕는 기능성 도구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뇌성마비 아동의 경우 경직된 근육과 피부 민감도로 인해 옷감 하나에도 고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폐 스펙트럼 아동은 특정 질감에 거부감을 보이거나, 오히려 특정 촉감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어 옷 선택이 매우 민감한 문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어떤 아이는 목에 닿는 라운드 티셔츠조차 불편해서 옷 입기를 거부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재봉선이나 라벨이 닿는 위치 때문에 하루 종일 불편함을 호소합니다. 따라서 보호자는 옷의 ‘디자인’보다 아이의 감각 반응과 움직임의 자유로움을 먼저 고려해야 하며, 매 계절마다 옷이 아이에게 주..
휠체어 사용자도 안전한 욕실 만들기 가이드 1. 욕실은 왜 휠체어 사용자에게 위험한 공간일까?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욕실은 일상 속에서도 가장 위험한 장소 중 하나입니다. 일반 가정의 욕실은 대부분 좁고, 타일 바닥은 물기에 쉽게 미끄러워져 낙상의 위험이 높습니다. 특히 휠체어 사용자에게 욕실은 단순히 위생을 위한 공간을 넘어, 자립성과 존엄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생활공간입니다. 그러나 변기 위치, 세면대 높이, 샤워 공간의 구조 등이 표준적인 신체 기능에 맞춰 설계되어 있어, 불편함이나 위험을 느끼기 쉽습니다. 실제로 국내외 장애인 안전사고 보고서에서도 낙상 사고의 상당수가 욕실에서 발생하며, 그 원인 중 하나로 보조장치 부족과 공간 설계의 미흡함이 지적됩니다. 더욱이 많은 장애인 가정이 오래된 아파트나 단독주택에 거주하면서, 욕실의 구조..
미래의 적응형 패션 – 기술과 감성의 융합 1. 적응형 패션, 기능을 넘어 감성으로초기 적응형 패션은 주로 기능성 중심의 문제 해결형 디자인이었다. 입고 벗기 쉬운 구조, 휠체어에 앉은 자세를 고려한 바지, 의료기기 연결이 쉬운 상의 등 장애인의 물리적 편의를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기능성에 더해 심미성과 감성적 디자인 요소가 함께 강조되며, 적응형 패션의 개념이 더욱 인간 중심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람은 단지 ‘옷을 입는 존재’가 아니라, 옷을 통해 사회와 관계를 맺고 자아를 표현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적응형 패션은 단순한 의복의 범주를 넘어, 사용자의 정체성과 감정, 경험을 포용하는 공감의 디자인으로 진화할 것이다. 다시 말해, 기술은 보이지 않지만 감성은 뚜렷이 드러나는 패션이 새로운 기준이 된다. 2. 스마트 ..
패션 브랜드의 적응형 라인 론칭 현황과 분석 1. 패션 업계에 불고 있는 포용성 트렌드최근 몇 년 사이, 글로벌 패션 업계는 ‘포용성(inclusivity)’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장애인과 다양한 신체 조건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적응형 패션이 있다. 과거에는 단순한 기능성 의류에 머물렀던 것이 이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사회적 가치 실현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주요 브랜드들이 연이어 **적응형 라인(Adaptive Line)**을 론칭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장애인을 위한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패션의 영역에 누구나 포함되어야 한다는 선언에 가깝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소비자들이 사회적 책임, 다양성, 평등을 브랜드 선택의 기준으로 삼으면서, 기업들도 그에 발맞춰 적응형 제품군을 하나의 필..
장애인복에서 ‘겉보기 평범함’의 디자인적 의미 1. 평범해 보이는 옷이 갖는 비범한 가치장애인을 위한 적응형 의류는 기능성과 편의성을 중심으로 설계되지만, 최근 들어 ‘겉보기 평범함’이 새로운 디자인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단순히 디자인을 단순화하는 차원을 넘어,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어울릴 수 있는 외형을 통해 사용자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사회적 일체감을 제공하려는 목적이다. 실제로 많은 장애인 당사자들이 기존 기능성 옷에 대해 “지나치게 병원복 같고, 다른 사람들과 너무 다르게 보인다”는 불만을 제기한다. 그 결과, 표준화된 교복, 유니폼, 일상복 스타일에 가까운 디자인이 선호되며, 이것이 ‘보통의 옷처럼 보이는 장애인복’에 대한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겉보기에 평범한’ 디자인은 사용자로 하여금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활동에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