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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적응형 패션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바지 디자인의 5가지 핵심 요소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바지 디자인의 5가지 핵심 요소

 

1. 휠체어 사용자와 바지 착용의 어려움: 압력과 활동성의 제약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바지는 단순한 옷이 아니라, 하루 종일 몸을 지탱하고 보호하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그러나 기존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적인 바지는 대부분 서 있는 자세를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어, 착석 상태를 장시간 유지해야 하는 휠체어 사용자에게는 여러 가지 불편함을 초래합니다. 허리 뒷부분이 내려가거나, 주름이 생겨 피부 압력을 높이고, 종아리와 발목 부위가 말려 올라가는 등 신체 구조에 맞지 않는 현상이 반복됩니다.

특히 압력성 궤양(pressure ulcer)의 위험은 휠체어 사용자에게 매우 심각합니다. 바지의 솔기(seam)나 단추, 뒷주머니 등이 엉덩이와 허벅지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하면 피부에 상처가 생기고, 이는 일상 활동과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바지는 그 자체로 ‘의료보조기기 수준의 설계’가 필요합니다.

 

2. 편안한 착석을 위한 허리선 조절 디자인: 높은 후방 허리선

휠체어에 장시간 앉아 있는 사람들을 위해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요소는 허리선의 높이와 위치입니다. 일반 바지는 허리 앞뒤가 같은 높이로 설계되어 있지만, 착석 시에는 엉덩이 쪽이 아래로 향해져 바지 뒤가 내려가고 앞이 올라가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적응형 바지에서는 ‘높은 후방 허리선(raised back rise)’ 구조가 자주 사용됩니다.

후방 허리선을 높이면 앉았을 때 허리와 등이 노출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감싸주는 착용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지 체형 보호를 위한 것이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까지도 영향을 줍니다. 또한 허리 부분에 고무 밴드를 사용하거나, 옆 트임을 추가해 착용을 용이하게 하는 설계도 유용합니다. 단추나 지퍼 대신 벨크로나 자석 여밈을 사용하면 스스로 입고 벗기 쉬운 점도 큰 장점입니다.

 

3.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는 소재와 봉제 방식: 무자극 바느질과 기능성 원단

휠체어 사용자에게는 바지의 ‘겉모습’보다 피부에 닿는 면의 감촉과 마찰이 훨씬 중요합니다. 바지 내부 솔기나 태그 라벨, 두꺼운 주머니 재봉선은 피부 자극의 주범이 될 수 있으며, 특히 피부 감각이 약한 사용자에게는 상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봉제 기술(seamless), 플랫 시접(flat seams), 숨겨진 주머니 구조 등의 세심한 봉제 방식이 필요합니다.

소재 선택 또한 중요합니다. 땀을 잘 흡수하면서도 통기성이 좋고, 장시간 착용해도 피부에 무리를 주지 않는 **기능성 원단(예: 텐셀, 모달, 고급 면 혼방 소재 등)**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최근에는 항균 처리된 친환경 섬유나, 체온 조절 기능을 갖춘 신소재도 휠체어 사용자 전용 제품에 점차 적용되고 있습니다.

 

4. 기능성과 스타일의 조화: 실용적인 멋을 담은 디자인

많은 휠체어 사용자들은 “실용적인 옷은 멋이 없다”라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국내외 시장에서 기능성 바지는 디자인 선택의 폭이 매우 좁으며, 대부분 중성적이고 단조로운 색상, 실루엣으로 제작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스타일과 기능의 융합’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청바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능성 신축소재와 숨은 지퍼, 플랫 솔기를 적용한 바지, 또는 캐주얼 슬랙스 형태에 자석 여밈과 항균 소재를 넣은 하이브리드 제품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인터뷰나 실제 체형 피드백을 반영해 설계한 브랜드들도 늘어나고 있어, 패션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휠체어 전용 바지가 시장에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